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자 2부

 

 

 

 

 

인공지능, 로봇, 빅데이터 등 최근의 기술 진보와 함께 출생률 감소 와 노인인구 증가, 여성인구의 사회 참여 증가 등 사회경제적 요인도 일자리를 변화시키는 동인이 되어 왔다. 일자리 변화에 대한 대응 방 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기술 진보와 사회경제적 변화 동인도 함께 살펴봐야 할 것이다.

 

이 장에서는 일자리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요인을 기술적 측면과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각각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제4차 산업혁명 등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기존과 다른 양상을 가진 새로운 기술의 특성을 살펴보고, 이러한 기술의 진보가 가져올 네 가지 미래의 사회 모습을 살펴보고자 한다.

 

 

 

우리는 새로운 기술 진보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최근 ICT 환경 의 급격한 변화는 과거와 질적으로 다른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기 술 간 융합이 활발히 진행되고, 산업기술은 파격적인 혁신을 지속적 으로 추구하고 있으며, 사회적으로는 더욱 지능화된 시대에 접어들 었다.

 

디지털화와 스마트 기술이 주도하는 기술 발전과 사회적 변화는 소위 데이터, 네트워크, 아키텍처 그리고 알고리즘이라는 네 가지 DNA(data, network, architecture/algorithm)의 발전 양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그림 2-1> 참조).i)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사람들은 데이터를 소비하는 것뿐만 아니라 데이터를 생산하는 일에도 참여하게 되며, 데이터의 가치는 보안의 대상으로 여겨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를 매개로 네트워크는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며, 이는 다양한 연결 관계를 창출함으로써 다양한 경계들의 구분을 모호하게 하거나 붕괴시킬 것으로 예상된 다. 컴퓨팅 파워와 인공지능의 확장은 기계와 기계, 기계와 인간, 인 간과 인간 사이에 기존과 다른 새로운 연결 관계를 발전시켜 가상과 현실, 이성과 감성 등 기존에는 경계가 분명했던 이질적인 영역 간의 연결을 매우 자연스럽고 일반적인 현상으로 만들어 갈 것이다.

새로 운 연결 관계에서 새로운 가치들이 창출되고, 이를 기반으로 지식 경 제의 발전은 가속화될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기계는 더욱 인간 고유의 영역에 가까워질 것이며, 인간의 역할과 일자리의 정의 또한 변화해갈 것이다

 

 

 

 

 

 

 

 

데이터의 무한 증가 본격적인 빅데이터 시대에 접어들었다. 교환되는 정보의 양은 물 론, 사물인터넷 환경 구축과 네트워크에 연결된 기기로 인한 데이터 의 양이 폭증하고 있다. 특히 사물인터넷이 본격화됨에 따른 데이터 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제적 ICT 시장조사기관인 IDC(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는 2020년 전 세계 디지털 데이터는 2010년의 50배 규모인 4만 엑사바이트(Exabytes)에 달할 것으로 전망 하고 있다(<그림 2-2> 참조).

 

 

 

 

에서는 기존의 데이터 생산과 소비의 행태가 완전히 달라질 전망이 다. 자동차를 예로 들어보자. 자동차의 부품은 갈수록 전자장비의 비 중이 높아지고 있다. 베인앤드컴퍼니(Bain & Company)의 분석 결과,iii)자 동차 중 전자부품의 비중은 2013년 23% 수준에서 2020년 60% 수준 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자동차의 전자부품의 비중이 높아질 수록 여러 부품과 장비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기능을 제어하기 위 한 데이터가 더 많아지게 된다. 그리고 안전한 운행을 위해 다른 차량 이나 도시 교통 시스템과 끊임없이 데이터를 주고받게 된다.

 

공장에서도 제품의 생산성과 품질 향상을 위해 각 공정 단계를 효 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데이터를 공정별로 수집해 활용한다. 각 공 정 단계별로 데이터 분석 시 사람 대신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기계 스스로 데이터를 생산하고 처리하게 함으로써 다른 기기와 능동적으 로 상호 작용할 수 있게 한다.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데이터를 생산·축적·분석할 수 있 는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면서 데이터의 효율적인 축적과 효과적인 활용 여부가 향후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네트워크의 폭발적 성장

 

네트워크의 속도와 이 네트워크에 연결된 기기의 수 모두 아주 빠 르게 증가하고 있다. 1991년 개발된 2세대 무선통신인 GSM은 초당 물 등이 상호 데이터를 주고받게 되는 기술을 말한다. 제2장 미래 일자리 변화 동인 31 100킬로비트에 불과했으나, 2010년 개발된 4세대 LTE 방식의 네트워 크에서는 초당 8메가비트의 속도로 통신할 수 있다.iv) 또한, 인터넷에 연결되는 기기의 수를 보면, 2003년 5억 개였으나 2015년에는 180억 개에 달했고, 2020년까지는 약 500억 개 이상의 기기가 인터넷에 연 결될 것으로 예상된다(<그림 2-3> 참조). v)

 

 

기술이 발달할수록 기기에 내장되는 센서의 수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에는 압력 센서, 자력계, 카 메라 등 수십 개의 센서가 내장되어 있고, 자동차와 항공기 등에는 온도·진동·방사선 등 온갖 정보를 감지하는 센서가 내장되어 있다. 2013년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열린 1조 서 회의(Trillion Sensors Summit) 에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에 전 세계적으로 센서의 가 1조 개 이상이 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한다.vii) 오늘날 기업 경 영에 있어 네트워크와 센서는 효율 향상을 위한 효과적 도구일 뿐만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필수 요소라 할 수 있다.

 

 

컴퓨팅 파워의 무한 확장

1965년 고든 무어(Gordon Moore)는 반도체 집적회로의 성능이 18개 월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을 발표했다. 무어의 법칙을 제시한 이래 지난 수십 년간 반도체에는 기하급수적인 집적도 향상 이 일어나 동일 성능당 가격은 급격히 떨어졌고, 과거에 비해 무한에 가까운 컴퓨팅 파워를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기억장치, 중앙처리장치, 입출력장치 등 3단계 구조를 갖춘 폰 노이 만 구조(Von Neumann architecture)는 직렬식 구조이므로 단순한 작업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해낼 수 있지만, 이미지나 소리를 처리하는 등 인간의 뇌와 같은 방식으로 작업을 수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뉴로모픽 컴퓨터(neuromporhipc computer)와 양자 컴퓨터(quantum computer) 같은 새로운 아키텍처가 시도되고 있다. 뉴 로모픽 컴퓨터는 인간의 뇌를 모방하기 위한 기술로 병렬 처리 능력 을 활용하여 대량의 정보를 순식간에 처리하며, 확장성이 매우 뛰어 난 기술이다. 양자컴퓨터는 기존의 컴퓨터가 정보를 0 또는 1이라는 2 진수로 표현한 것과 달리 동시에 0과 1이 존재하는 값을 표현할 수 있 어, 기존의 컴퓨터처럼 연속적인 계산을 통해 결과를 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모든 가능성을 제시하며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현재 양자 컴퓨터를 범용적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 개발이 진행 중이며, 개발이 완료된다면 기존의 방식으로 해결할 수 없는 다양한 문제들이 보다 쉽게 일상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지능의 일상화

1956년 다트머스 회의(Dartmouth Conference)에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이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했다. 이후 지금까지 60년 동안 인공지능은 부흥과 침체를 반복하며 다양한 연구의 중심에 서 있었 다(<그림 2-5> 참조). 1990년 이후 인터넷 확산과 데이터의 폭발적 증가, 그리고 컴퓨팅 능력의 빠른 발전은 인공지능 알고리즘 성장의 발판 이 되었다.

 

 

2006년 제프리 힌튼이 제시한 인공지능 알고리즘 딥 러닝(deep learning)ix)은 데이터, 네트워크 및 컴퓨팅 능력의 양적 성장 위에서 인 공지능의 비약적 발전을 견인하며 인간과 비슷한 방식으로 보고, 듣 고, 읽고, 지식을 통합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했다. 이는 우리들의 일상생활과 경제활동 전반에 더욱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발달로 수십, 수백 년 동안 사람만이 할 수 있다고 믿어 온 일들을 기계가 대신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국, 암 진단을 하는 IBM의 왓슨(Watson) 등 사례를 통해 조만간 인 공지능이 사람과 거의 동일하게 보고, 듣고, 판단하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수준에 도달하게 되리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앞 으로도 의료나 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람의 판단을 최소화하며 알고리즘 스스로 데이터를 확보하고 학습을 바탕으로 최적의 솔루션 을 찾아가는 인공지능의 활약이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인간과 기계의 역할 변화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았던 영화 <아이언맨>에는 인간의 육체적 능 력을 획기적으로 증강시키는 로봇 갑옷이 등장한다. 파워 슈트(power suit) 혹은 외골격이라 불리는 로봇 갑옷은 사용자의 두뇌와 신경계에 서 발생하는 신호를 실시간으로 분석·처리해 인간의 신체에 빠른 반 응 속도와 강력한 힘 그리고 유연성을 부여한다. 상상 속에만 있던 이러한 기술은 ICT 기술 발달로 인간의 신체 기 능과 지능을 강화하고 감성을 이해하는 방향으로 현실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인간과 기계의 간극이 줄어들게 되고, 인간의 역할은 변 화를 요구받고 있다.

 

먼저, 인간의 근력·지력·감성을 대체하거나 보완할 수 있는 방향으 로 기술이 진보하고 있다. 미국 기업 레이시언(Raytheon) 사는 약 90킬 로그램의 중량을 들어 올리는 파워슈트를 개발했다. 현재는 시험 단 계에 있지만, 해당 기술이 보편화되면, 사고나 질병으로 팔다리를 잃 거나 마비된 사람들에게 제2의 신체를 제공할 수 있으며, 산업 현장 에서의 작업도 더욱 수월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뇌 기능 신호를 해석·활용하거나 외부 정보를 입력하는 등 뇌 기 능 보조 기구를 개발하여 인간 두뇌의 능력을 증진하는 기술도 발전 하고 있다. ‘메모리 임플란트(memory implant)’라 불리는 이 기술은 전 자칩 등을 이용하여 뇌의 기능을 확장시키는 것으로 알츠하이머, 뇌 졸중 등 뇌 손상으로 고통을 겪는 환자들의 뇌 기능 보조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기술은 외부의 컴퓨터와 연결되어 정보를 주고받으며 인 간 두뇌 능력을 증진시킬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이러한 파워 슈트와 메모리 임플란트 등의 기술 개발 목적 중 하나 는 인간의 신체와 두뇌 기능 중 비정상적이거나 부족한 부분을 보완 하고 대체하는 것이다. 하지만 ICT, 나노, 바이오, 뇌과학 등의 다양 한 첨단기술이 융합되면서 기술이 인간의 육체적·정신적 능력을 보 완해 주는 수단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능력을 향상시키고 나아가 인 간이 가진 고유의 본성마저 근본적으로 변형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아마존의 물류 자동화 로봇인 키바(Kiva)는 쉼 없이 제품을 분류하 여 운송 비용의 획기적 절감을 가져왔다. 기존의 인간과 분리되어 따 로 작업하던 산업 현장용 로봇과 달리 새로운 작업을 학습해 가는 학습 적응형 제조 로봇 백스터(Baxter)는 저렴한 가격에 쉬지도 먹지 도 않고 24시간 작업을 지속할 수 있다. 이처럼 인간의 육체적·지적 능력이 새롭게 진화하면서 기계가 인간 의 영역을 대체하는 현상 또한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지능 화된 패턴 인식과 커뮤니케이션 업무처럼 과거 사람만이 처리해 오던 지적인 업무 영역까지 기계가 대신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빅데이터 와 알고리즘의 발달로 지식 기반의 지능화 기술이 발전하면서 고도 의 전문적 지식과 스킬이 요구되는 전문 직종에서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즉, 사무직과 관리직 등 화이트칼라 계층뿐만 아니라, 인간이 독점하리라 생각해 왔던 금융업과 법률, 의료, 언론 분야까 지 기계가 대체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IBM이 개발한 인공지능 왓슨이 존스홉킨스 병원에서 암 진단을 위해 활용되고 있고, 미국 법률 서비스 회사인 블랙스톤 디스커버리(Blackstone Discovery)는 법률 자문 및 증거 자료 수집 분석에 인공지능 기반의 e-디스커버리 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인간과 기계의 간극 축소와 역할 변화는 기계가 인간의 일 자리를 빼앗아갈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빠르고 정확하고 쉬지 않고 일하는 기계와 차별되는 인간만의 고유 영역에 대한 논의의 중요성 을 증가시키고 있다.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의 결합

 

기술의 진화는 일상생활과 사회 활동을 영위하고 있는 공간을 더 욱 확장시키고 지능화해 나갈 것이다. 증강·가상현실을 비롯해 보다 편리하게 기기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인터페이스와 사용자 경험 (User Experience, UX) 기술 등의 발전으로 현실 세계의 물리적 공간과 가상 세계의 디지털 공간 간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은 가상의 정보를 물리적 현실 세계 위에 투영시켜 풍부한 정보를 제공한다.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 킨 포켓몬 고(Pokemon Go) 게임은 이러한 증강현실을 기반으로 한다. 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head mounted display, HMD)로 대표되는 가 상현실(virtual reality, VR) 기기들은 이용자가 가상현실을 실제처럼 느껴 이에 몰입하게 해준다. 포켓몬 고 게임은 GPS 장치와 센서로 게임 참여자가 어디 있는지 파악하고, 스마트폰 앱을 통해 현실의 영상에가상의 이미지를 더해 제공한다.

 

 기존의 게임이 컴퓨터나 스마트폰의 영상의 한계를 벗어나서, 실제의 공간에서 움직임을 통해 게임을 즐 기게 하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을 핵심으로 하는 가상 세계와 우리의 물리 공간인 현실 세계 간의 연결은 우리의 삶 과 산업 현장에 많은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현실 세계를 기반으로 한 정보와 가상 세계와의 소통을 위한 음성·제스처·인식 등의 인터 페이스가 결합한다면, 더욱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효과적으로 처리 할 수 있게 된다. 자율주행자동차, 드론, 로봇 등은 눈으로 볼 수 있 는 하드웨어와 빅데이터, 알고리즘 등의 소프트웨어가 결합되어 물리 적으로 구현된 예라고 할 수 있다. 자율주행자동차를 살펴보면, 카메라, 센서 등을 활용하여 교통량, 신호 등의 정보를 받아들이고, 이에 인공지능을 결합하여 최적의 주 행 경로를 파악하여 스스로 구동할 수 있게 했다.

 

 이처럼 가상 세계와 현실이 결합된 새로운 세상은 사이버-물리 시 스템(cyber-physical system)에 기반을 둔다. 사이버-물리 시스템은 물 리적 현실 세계에 속한 사람과 인터넷, 인공지능 시스템 등 각종 정 보망이 존재하는 사이버 세계와 연결해 주는 매개체로써 의료, 항 공, 공장, 에너지 등 일상의 광범위한 영역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센서,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의 발달로 사이버-물리 시스템 관 련 기술이 발전하면서 현실 세계의 데이터를 사이버 세계에 더욱 수 월하게 적용할 수 있게 되었고, 대량의 데이터 분석도 더욱 간단하게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어, 의료 부문의 경우 사이버-물리 시스템이 적용되면, 웨어러블 기기, 사물인터넷 등의 기술을 통해 의 사가 멀리 떨어져 있는 환자의 생체신호 등을 전송받고 상태를 확인 하며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

 

감성 컴퓨팅 기술의 발전

기술의 발전은 인간들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인간과 기계가 더욱 가깝게 연결되고 현실과 가상 세계의 연결이 긴 밀해짐에 따라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인간과 인간을 연결 해 주는 장점이 있지만, 개인이 고립되는 현상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인신공격, 사생활 침해, 개인정보 유출, 네트워크에서 유통되는 정보 에 대한 맹목적 신뢰로 인한 인포데믹스(infodemics), 3 디지털 포퓰리즘 (digital populism), 4 사이버 따돌림5 현상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대한 대 비로 이들 사회 문제를 조기에 포착하고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기술 과 제도 또한 함께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사회적으로 핵가족화 혹은 1인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인간간의 감정 교류의 기회가 줄고 있다. 이로 인해 사람을 이해하고 상 호 교감을 나눌 수 있는 기술에 대한 관심과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 가하고 있다. 이와 같은 추세를 반영하여 현재의 기술은 감정적 교류 부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인간 을 감성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동반자를 제공하기에 이르렀다. 2015 년 MIT는 커다란 눈동자로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며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소셜 로봇 ‘테가(Tega)’를 개발했고, 일본 소프트뱅크는 이모 셔널 엔진(emotional engine)을 탑재하여 일상적 대화가 가능한 세계 최 초 감정 인식 로봇 ‘페퍼’를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있다. ‘테가’와 ‘페퍼’가 부분적으로나마 감성적 인지와 교감의 교류가 가능하게 된 것은 감성 컴퓨팅 기술의 발전 덕분이다. 감성 컴퓨팅이란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자기수치화,6 멀티모달인터페이스7 등을 활용해 사용자의 감정 변화를 인지하는 기술을 말한다.

 

 

 

스마트 기술을 통한 융합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술 간 융합의 핵심은 스마트 기술의 발전이 다. 스마트 기술은 인간의 고유 능력이라고 간주되었던 지능과 감성 의 일부를 보완·확장하며, 나아가 인간의 지능을 내재화하는 ICT 및 융합 영역에서의 신기술을 말한다.

 

이러한 스마트 기술은 디지털화를 기반으로 한 모든 산업 과정에 서 다양한 융합 현상을 촉진시킨다. 이를 통해 산업의 핵심 가치가 빠르게 변화하고 산업 구분 또한 빠르게 붕괴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스마트 기술의 발전은 각종 산업을 수직·수평적으로 확장시켜 영역 을 재구성하는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다양한 전통산업 분야와 IT 가 융합하며 기존 산업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신산업 분야를 창출하 는 와해성 기술(disruptive technology)8 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바이오기술과 IT 기술의 융합을 통해 개인별 최 적화가 가능한 맞춤형 정밀의료가 가능해졌고, 스마트 기술과 새로 운 에너지와 소재, 식량 분야와의 융합으로 신재생에너지, 스마트 팜 (smart farm)9 등 글로벌 어젠다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 수단을 창출 하고 있다.

 

또한, 나노기술과 IT 기술의 융합은 다양한 산업의 공정과 제품을 초소형화, 초고속화, 초고용량화, 초고율화하는 데 기여했으며, 이 와 관련된 기술 및 산업 전반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으리라 전 망되고 있다. 이렇듯 스마트 기술로 인한 융합 기술의 발달은 새로운 기술의 산업을 탄생시키는 한편, 보다 풍요로운 삶을 위한 다양한 수 단과 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고연령층과 여성 인력의 대두

 2060년이 되면 세계 인구 중 고령화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9.3% 로 증가하고, 2066년 유소년인구의 비중은 전체 인구의 20.5%로 감 소한다(<그림 2-6> 참조). 세계 인구증가율은 2015년 현재 1.08% 수준이 지만, 2050년이 되면 절반 수준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현재 세계 여 성인구의 평균 합계출산율은 2.5명으로, 유럽은 1.6명, 아프리카 4.6 명, 한국은 1.3명 수준이며, 특히 한국의 출산율은 OECD 최저 수준 에 해당한다.

 

 

고령화와 저출산 심화에 대해서는 서로 상반된 해석과 전망이 존재 한다. 노동 공급 부족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 반면에, 노동력 부족을 노인과 여성이 상당 부분 대체하며, 나아가 기계로 인 한 실업문제의 완화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한다

 

OECD는 의료 기술의 발달과 출산율 저하로 사람들이 오래 살고, 오래 일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 다. 즉, 고령화사회의 도래로 인해 조부모, 부모, 자녀 등 3대가 함께 일하는 환경을 맞게 된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노동환경 중에 서 세대 간 격차를 이해하고 함께 일할 수 있는 역량의 중요성이 더 욱 커질 전망이다.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고, 생산인구 감소로 부족해지는 노동력을 보완하기 위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도 증가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촉진시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근 로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자녀 돌봄이 가능한 근무 환경을 제공 하는 등의 여성 친화적인 정책에 대한 논의가 점점 활발해지고 있다. 아울러 가정의 대소사를 처리해 줄 서비스업이나 청소 로봇 등 가사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기기 관련 산업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삶의 질을 중시하는 사회

최근 우리 사회는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고, 개인의 가치를 존중 하며,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하게 사는 것에 보다 가치를 두는 경향 이 심화되고 있다. 사회적 성취나 성공에서 나아가 삶의 질을 추구하 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2016년 OECD 조사 결과, 우리나라 ‘삶의 질 수준’은 27위에 불과했 으나, 우리나라 사람들이 삶에서 중시하는 우선순위 중 1위는 ‘삶의 만족도’인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2-7> 참조). 경제적으로 덜 풍족하더라 도 가족과 여가 중심으로 삶의 가치를 변화시키고 시간적 여유가 있 는 일로 전환해서 편안하게 살고자 하는 다운시프트(downshift) 현상 심화도 이러한 현상과 관련이 있다.

 

삶의 질을 중시하는 가치 변화는 직업을 대하는 태도 또한 변화시 킨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직업을 택하거나 기존에 주어진 기회를 택 하는 대신, 자신의 만족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직업을 찾고자 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삶의 질 향상에 대한 욕구는 직업의 태도 변화와 더불어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해낸다. 예를 들면, 관광, 예술 등 다양한 문화산업 발 달을 견인하고, 쾌적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깨끗한 환경에 대한 수요 를 증가시킨다. 또한,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의료산업, 실버산 업 등의 분야에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부가가치 지식서비스산업 발전

과거 산업이 제조업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서비스·IT·문화 등을 중심으로 하는 경제의 소프트화 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다.xi) 특히, 삶 의 질을 중시하는 트렌드와 스마트 기술의 발달로 인해 고부가가치 지식서비스산업10이 더욱 발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업에서도 제 품의 기본 기능 등 유형 가치보다 서비스, 콘텐츠 등 무형 가치의 중 요성이 더욱 증가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창의성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하는 혁신이 지속적으로 요구된다.

 

최근 선진국들은 경제의 소프트화에 대비하기 위해 쉽게 모방하기 어렵고, 성장이 기대되는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의 육성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 일본 등은 콘텐츠 산업, 정보기술(IT) 산업, 관 광산업, 뷰티산업, 디자인산업 등에서 지식재산권, 브랜드 등을 확보 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이에 대한 투자를 늘려나가고 있다

 

국가 간 인구 이동 확대와 다문화주의

노동인구 구조와 노동 환경의 다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국가 간 인 구 이동 확대와 다문화 증가 현상이 한국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점점 심화되고 있다. 우선, 국가 간 인구 이동의 확대를 살펴보면, 이미 세계 인구의 3.3%인 2억 4,400명이 출생국이 아닌 나라에서 살고 있는 실정이다. 2015년 OECD 「국제이주전망 보고서(International Migration Outlook 2015)」 에 따르면, 2014년 OECD 국가 대상 영구 이주 규모는 430만 명으로 2007년 이래 가장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였다.xiii) 한국도 예외는 아 니다. 통계청이 2016년에 발표한 ‘2015년 국제인구이동 통계’에 따르 면 우리나라 국제인구이동은 꾸준히 증가했으며, 취업 및 단기 근로 등을 위한 외국인의 순유입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다 문화가족 수도 증가되고 있다.xiv) 2015년 한국의 다문화가족은 27만 8,036명으로 추정되며, 이는 2012년 26만 6,547가구에 비해 4.3% 증 가한 것이다

 

이러한 국가 간 인구이동 확대와 다문화주의는 중요한 사회 현상 으로 대두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노동인구 다변화는 채용 시장 및 직장 문화의 다양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서 그 영향력이 점점 커 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변화와 에너지 위기

글로벌 경제 성장은 천연자원에 대한 수요를 끊임없이 발생시키며, 이에 따른 자원 남용과 생태계 파괴 등을 일으킬 수 있다. 해당 분야 전문가들은 기후변화 및 환경오염, 물 부족 문제 등 심각한 국제적 이슈를 해결하여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와 일자 리 창출 등이 함께 논의되고 있다.

 

OECD는 기후변화 완화 정책이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를 지속적 으로 제시하여 미래 일자리 창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실에서도 미국의 태양에너지 산업은 전체 경제의 일자리 창출 속도보다 20배 빠르게 일자리를 창출해 내고 있다. 이 외에도 기후변화, 자연재해 대처를 위한 연구자, 컨설턴트, 그리고 기 업 평판과 브랜드 가치 상승을 위한 친환경 제품, 탄소거래 등과 관 련된 새로운 일자리들이 만들어지고 있다(<그림 2-8> 참조).xvi)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전방위적인 노력이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글 로벌 기후변화 체제인 ‘파리협정(Paris Agreement)’이 2015년 유엔기후변 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21)에서 채택되면서 이러한 세계적 흐 름은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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